
작성일 : 2025-10-24 오전 9:46:01
본회는 2025년 8월 27일, 국가철도공단이 수서역(SRT) 대합실에서 개최한 '스마트 철도 시스템' 실내 길 안내 서비스 시연회에 참석했다. .행사의 공식적인 목적은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 개발 완료를 알리는 것이었다. 오후 2시부터 사업 개요 안내를 시작으로 기술 브리핑, 참석자들의 개별 시연, 그리고 피드백 수렴 순으로 진행되었다.

'교통약자'라는 범주에 당연히 시각장애인이 포함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개발 완료된 제품이라며 소개한 시스템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공단 측은 비콘, AOA(신호도 착각) 기술 등을 활용해 교통약자가 스마트폰으로 실내 정보를 파악하고, 음성유도기와 유기적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테스트용 단말기로 직접 앱을 시연해 본 결과, 이 서비스는 시각장애인을 제외한 교통약자, 즉 화면을 볼 수 있는 사람에게만 유용한 기술이었다. 앱의 기본 설계 자체가 역사 내 공간 정보를 화면의 '지도'로 제공하고, 사용자가 그것을 '눈으로 보면서' 따라가야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였기 때문이다.
물론 '화장실', '택시 승강장' 등 목적지를 검색하는 기능은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화면에 지도 형태로 공간 정보만 표시될 뿐이었다. 음성 안내라고 나오는 것은 고작 '주변에 화장실, 발매기, 개찰구가 있습니다'와 같이 특정 비콘 반경 내의 시설 정보를 나열하는 것이 전부였다.
시각장애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어느 지점에서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지', '정확히 몇 미터 앞에 에스컬레이터가 있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경로 안내다. 하지만 이러한 독립 보행에 필수적인 안내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과거 다른 기관에서 시도했던 점자블록 동선에 따라 비콘을 설치하거나, 굴절 지점을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등의 최소한의 기능조차 이 시스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앱 자체의 접근성이었다. 개인 스마트폰에 직접 테스트 앱을 설치해 화면낭독기(톡백)로 사용해 보니, 시각적 효과만 강조되어 인터페이스 구조가 복잡했다. 기능을 실행하고 조작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교통약자'를 위한 국가사업이라면서 시각장애인은 이토록 철저히 안중에도 없었다는 사실에 상당히 실망스러웠다. 이는 교통약자 집단 내에서도 시각장애인을 역차별하는 행위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길안내 서비스 개발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 주도로 이루어지는 기술 개발에서 시각장애인을 배제한다는 것 자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이 기술이 현재 상태로 개발이 종료되고 서비스가 시작된다면, 시각장애인에게는 그저 '없는' 서비스나 마찬가지다. 공단과 개발사는 지금이라도 시각장애인의 보행 특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기술 개발 방향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